아프지 않게 진행되어 치아를 잃게 만드는 병. 원인과 진행 단계, 단계별 치료방법을 치주과 전문의가 정리했습니다.
감수 · 뉴욕치과병원 김은경 원장 (치의학 박사 · 치주과 전문의)
● 한눈에 보는 결론
잇몸병(치주질환)의 근본 원인은 치아 표면에 붙는 세균막인 치태(플라크)와 그것이 굳어진 치석입니다. 잇몸에만 염증이 국한된 치은염 단계에서는 스케일링과 올바른 양치만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염증이 잇몸뼈까지 번진 치주염 단계로 넘어가면 녹아내린 뼈는 저절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치료는 스케일링·치근활택술 같은 비외과적 치료에서 시작해, 필요 시 치주 수술과 재생술로 이어지며, 어떤 치료를 받았든 3~6개월 간격의 유지관리가 재발을 막는 핵심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연간 진료 인원 약 2,000만 명에 이르는 국내 외래 다빈도 상병 1위 질환입니다.
사진: Caroline LM (Unsplash)
CONTENTS
01. 잇몸병이란 — 치은염과 치주염의 차이
02. 국민 5명 중 2명, 숫자로 보는 치주질환
03. 잇몸병의 원인 — 세균막, 그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들
04. 진행 단계 — 건강한 잇몸에서 중증 치주염까지
05. 이런 증상이 있다면 — 자가 점검 리스트
06. 치료방법 — 비외과 치료에서 수술·재생치료까지
07. 잇몸병과 전신 건강 — 당뇨·심혈관과의 연결
08. 예방과 유지관리 — 치료만큼 중요한 절반
09. 자주 묻는 질문 (FAQ)
01
잇몸병이란 — 치은염과 치주염의 차이
잇몸병은 의학적으로 치주질환이라고 부르며, 치아를 붙잡고 있는 조직(잇몸, 치주인대, 잇몸뼈)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통칭합니다. 염증이 어디까지 퍼졌는지에 따라 크게 두 단계로 나뉘고, 이 구분이 치료 방향과 예후를 결정합니다.
GINGIVITIS
치은염 — 되돌릴 수 있는 단계
염증이 잇몸 연조직에만 국한된 상태입니다. 양치할 때 피가 나고 잇몸이 붉게 붓지만, 잇몸뼈는 아직 손상되지 않았습니다. 원인인 치태와 치석을 제거하면 건강한 상태로 완전히 회복될 수 있습니다.
PERIODONTITIS
치주염 — 뼈가 녹기 시작한 단계
염증이 치주인대와 잇몸뼈까지 침범해 치아와 잇몸 사이가 벌어지고(치주낭), 뼈가 흡수됩니다. 한 번 파괴된 잇몸뼈는 자연적으로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 목표가 '회복'에서 '진행 차단과 유지'로 바뀝니다.
치은염은 잇몸 연조직의 염증, 치주염은 잇몸뼈까지 파괴가 진행된 상태입니다.
02
국민 5명 중 2명, 숫자로 보는 치주질환
잇몸병은 '흔한 병'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광범위한 질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에서 치은염 및 치주질환(질병코드 K05)은 2019년 처음 전체 1위에 오른 이후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감기나 고혈압보다 더 많은 국민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약 1,997만 명
2025년 치은염·치주질환 연간 진료 인원 (심평원)
외래 1위
전체 외래 다빈도 상병 중 진료 인원 기준 (2019년 이후 최상위)
+48.7%
2015년 대비 2025년 진료 인원 증가율
세계적으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2022년 세계 구강건강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중증 치주질환은 전 세계 성인의 약 19%, 10억 명 이상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흔한 병인데도 초기에는 통증이 거의 없어 상당수가 뼈 손상이 진행된 뒤에야 치과를 찾는다는 점입니다.
03
잇몸병의 원인 — 세균막, 그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들
잇몸병의 출발점은 단 하나, 치태(플라크)라고 부르는 세균 덩어리입니다. 양치 후 몇 시간만 지나도 치아 표면에는 얇은 세균막(바이오필름)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이 치태가 제거되지 않고 타액의 미네랄과 결합해 딱딱하게 굳으면 치석이 되는데, 치석의 거친 표면은 다시 세균이 붙기 좋은 발판이 되어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중요한 것은, 잇몸을 파괴하는 것이 세균 그 자체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균 독소에 맞서 싸우는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이 과도하게 지속되면서 잇몸 조직과 뼈를 함께 녹이게 됩니다. 그래서 같은 양의 치석이 있어도 사람마다 진행 속도가 다르며, 아래와 같은 요인이 있으면 파괴가 훨씬 빨라집니다.
뉴욕치과 — 위상차 현미경으로 입속 세균 활동성을 확인하는 모습
위험요인 ①
흡연
가장 강력한 교정 가능 위험요인입니다.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 분석(Tomar & Asma, 2000)에서 현재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치주염 위험이 약 4배 높았습니다. 흡연은 잇몸 혈류를 줄여 출혈 같은 경고 신호까지 감추기 때문에 발견도 늦어집니다.
위험요인 ②
당뇨병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치주염 위험이 약 2~3배 높다고 보고됩니다. 치주염은 당뇨의 여섯 번째 합병증으로 불릴 만큼 관련이 깊고, 두 질환은 서로를 악화시키는 양방향 관계입니다.
위험요인 ③
유전적 소인 · 나이
염증 반응의 강도는 상당 부분 체질의 영향을 받습니다. 부모님이 잇몸이 약해 치아를 일찍 잃으셨다면 더 이른 나이부터 정기 관리가 필요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과 중증도 모두 올라갑니다.
위험요인 ④
그 외 요인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면역 저하), 임신·폐경기 호르몬 변화, 일부 약물(혈압약·항경련제 등에 의한 잇몸 증식), 이갈이·꽉 무는 습관, 잘 맞지 않는 보철물 주변의 청결 불량 등이 진행을 부추깁니다.
04
진행 단계 — 건강한 잇몸에서 중증 치주염까지
치과에서는 잇몸과 치아 사이 틈(치주낭)의 깊이를 mm 단위로 재고, 방사선 사진으로 뼈 높이를 확인해 단계를 판정합니다. 2017년 미국·유럽치주학회 세계 워크숍의 새 분류에서는 치주염을 중증도에 따라 1기(초기)~4기(고도)로 나눕니다. 아래는 환자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진행 흐름입니다.
치주낭 깊이와 뼈 흡수 정도에 따른 진행 흐름 (2017 세계 워크숍 분류를 환자 이해용으로 단순화)
⚠ 치주염이 조용한 병인 이유 — 잇몸뼈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치아 신경처럼 예민하게 분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뼈가 절반 가까이 녹을 때까지도 '가끔 피가 나는 정도'로만 느껴지는 경우가 많고, 씹을 때 아프거나 치아가 흔들려서 내원했을 때는 이미 중증인 경우가 흔합니다.
05
이런 증상이 있다면 — 자가 점검 리스트
아래 항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잇몸병이 시작되었거나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두 개 이상이 반복된다면 치주 검진을 권합니다.
✓ 양치나 치실 사용 시 피가 자주 난다
✓ 잇몸이 붉게 붓고 눌렀을 때 말랑하다
✓ 입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는다
✓ 잇몸이 내려앉아 치아가 길어 보인다
✓ 찬물에 시리고,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자주 낀다
✓ 치아가 미세하게 흔들리거나 씹을 때 힘이 없다
✓ 잇몸에서 고름이 나오거나 욱신거린 적이 있다
06
치료방법 — 비외과 치료에서 수술·재생치료까지
치주 치료의 원칙은 명확합니다. 원인인 세균과 치석을 잇몸 위·아래에서 철저히 제거하고, 재부착이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덜 침습적인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진행하며, 각 단계 후 잇몸 반응을 재평가해 다음 단계 필요 여부를 결정합니다.
STEP 1 · 스케일링 (치석 제거)
치은염 ~ 모든 단계의 출발점
초음파 기구로 잇몸 위와 잇몸 경계부의 치태·치석을 제거합니다. 치은염 단계라면 스케일링과 올바른 양치만으로 대부분 회복됩니다. 만 19세 이상은 연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됩니다.
STEP 2 · 치근활택술 · 치주소파술 (비외과 치주치료)
초기~중등도 치주염
부분 마취 후 잇몸 안쪽 치아 뿌리 표면에 붙은 치석과 오염된 층을 긁어내고 매끄럽게 다듬어(치근활택술), 잇몸이 뿌리에 다시 밀착되도록 돕습니다. 염증이 심한 치주낭 안쪽의 염증 조직을 함께 긁어내는 것이 치주소파술입니다. 보통 입안을 몇 부위로 나눠 여러 번에 걸쳐 진행합니다.
STEP 3 · 치주 수술 (치은박리소파술)
깊은 치주낭이 남은 중등도~중증
비외과 치료 후에도 5~6mm 이상의 깊은 치주낭이 남아 기구가 닿지 않는 경우, 잇몸을 젖혀 뿌리와 뼈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남은 치석과 염증 조직을 제거하고 뼈의 형태를 다듬은 뒤 봉합합니다.
STEP 4 · 재생 치료 · 보조 치료
조건이 맞는 골결손 부위
뼈가 파인 형태가 재생에 유리한 경우, 골이식재와 차단막(조직유도재생술) 등으로 소실된 조직의 일부 회복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국소 항균요법이나 항생제가 보조적으로 쓰입니다. 다만 모든 골결손이 재생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며, 형태와 위치에 따라 적응증이 결정됩니다.
STEP 5 · 유지관리 (치주 유지치료) — 어떤 치료를 받았든, 치료가 끝난 뒤 3~6개월 간격의 정기 검진과 전문가 관리가 이어져야 결과가 유지됩니다. 치주염을 일으키는 세균막은 몇 주~몇 달이면 다시 자리 잡기 때문에, 유지관리를 받지 않은 환자는 재발률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여러 장기 추적 연구의 일관된 결론입니다. 치주 치료는 한 번의 시술이 아니라 관리 체계를 만드는 치료입니다.
07
잇몸병과 전신 건강 — 당뇨·심혈관과의 연결
치주염은 입안에서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깊은 치주낭 속 염증 부위를 모두 합치면 상당한 면적의 만성 염증 창구가 몸속에 열려 있는 셈이며, 이곳을 통해 세균과 염증 물질이 혈관으로 지속적으로 유입됩니다.
당뇨병 — 양방향 관계
고혈당은 치주염을 악화시키고, 치주염의 만성 염증은 인슐린 작용을 방해해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합니다. 코크란 리뷰에 따르면 치주 치료 후 당화혈색소(HbA1c)가 평균 약 0.4%p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되어, 당뇨 환자에게 잇몸 치료는 혈당 관리의 일부로 권장됩니다.
심혈관 질환 · 그 외
치주염 환자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더 높다는 연관성이 다수 연구에서 관찰됩니다. 아직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유럽 학회 모두 치주 건강 관리를 전신 건강 관리의 일부로 다루고 있습니다. 임신 중 치주염과 조산·저체중아 출산의 연관성도 보고되어 있습니다.
08
예방과 유지관리 — 치료만큼 중요한 절반
잇몸병은 원인이 분명한 만큼 예방 효과도 확실한 병입니다. 핵심은 세균막이 치석으로 굳기 전에 매일 무너뜨리는 것, 그리고 집에서 닿지 않는 부분을 정기적으로 전문가가 관리해 주는 것입니다.
뉴욕치과 — 환자 맞춤 양치 교육(TBI) 장면
①하루 2회 이상, 잇몸 경계를 겨냥한 양치 — 치아 면만 닦는 양치는 절반입니다. 칫솔모를 잇몸과 치아 경계에 45도로 대고 부드럽게 진동하듯 닦습니다.
②치실·치간칫솔은 선택이 아닌 필수 — 치주염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곳이 칫솔이 닿지 않는 치아 사이입니다. 하루 1회 이상 사용합니다.
③연 1회 이상 스케일링 — 만 19세 이상 건강보험 적용. 잇몸이 약하거나 치주 치료 이력이 있다면 3~6개월 간격이 권장됩니다.
④금연 — 금연은 그 자체로 치주 치료의 성공률을 높이는 치료 행위입니다.
⑤당뇨 등 전신질환의 안정적 관리 — 혈당 관리가 곧 잇몸 관리이고, 잇몸 관리가 곧 혈당 관리입니다.
09
자주 묻는 질문 (FAQ)
Q. 양치할 때 피가 나면 잇몸병인가요?
건강한 잇몸은 정상적인 양치나 치실 사용으로 피가 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출혈은 염증이 있다는 가장 이른 신호로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피가 난다고 그 부위를 피해서 닦으면 세균막이 더 쌓여 악화되므로, 오히려 부드럽게 더 꼼꼼히 닦으면서 치과 검진을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Q. 스케일링을 받으면 이가 시리고 틈이 벌어진다던데요?
치석이 차지하고 있던 공간이 드러나고, 부어 있던 잇몸이 가라앉으면서 생기는 정상적인 변화입니다. 치석은 잇몸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원인이므로, 시림이 걱정되어 스케일링을 미루는 것은 순서가 바뀐 선택입니다. 시린 증상은 대부분 수 주 내에 완화됩니다.
Q. 잇몸약만 먹으면서 관리하면 안 되나요?
치주염의 원인은 치아 표면과 잇몸 속에 물리적으로 붙어 있는 세균막과 치석입니다. 약은 증상 완화에 보조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원인 자체를 제거하지는 못합니다. 원인 제거(스케일링·치근활택술) 없이 약에만 의존하면 그 사이 뼈 파괴가 계속 진행될 수 있습니다.
Q. 녹아버린 잇몸뼈는 다시 만들 수 없나요?
전반적으로 수평으로 낮아진 뼈를 원래 높이로 되돌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어렵습니다. 다만 뼈가 움푹 파인 형태의 일부 결손은 골이식과 조직유도재생술로 부분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재생 가능 여부는 결손의 형태·위치·환자 상태를 검사한 뒤 판단하며, 그래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Q. 치주 치료는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치주 치료를 마친 분은 보통 3~6개월 간격의 유지관리가 권장되며, 간격은 잇몸 상태·위험요인(흡연, 당뇨 등)에 따라 담당 의료진이 조정합니다. 건강한 분도 연 1회 스케일링과 검진은 기본으로 유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CONCLUSION
잇몸병은 조용히 진행되지만, 가장 예방 가능하고 관리 가능한 병이기도 합니다.
치은염 단계에서 잡으면 완전히 회복되고, 치주염이라도 조기에 치료하면 자기 치아로 평생을 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피가 나도 안 아프니까'라며 미루는 시간만큼 잇몸뼈는 소리 없이 줄어듭니다. 양치 시 출혈, 가라앉지 않는 입냄새, 내려앉은 잇몸 — 이 신호들이 반복된다면 지금이 검진을 받을 때입니다.
MEDICAL REVIEW
김은경 원장 | 뉴욕치과병원
치의학 박사 · 치주과 전문의
▪ 치의학 박사 (치주학 전공)
▪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
▪ 부산대학교 치과병원 인턴 · 치주과 레지던트
▪ 대한치주과학회 정회원 ·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정회원
▪ 대한치주과학회 임상증례 발표 최우수상 수상 (2020)
▪ 대한치주과학회 SCIE 국내학술지(JPIS) 논문 발표 (2021)
REFERENCES · 참고자료
1.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치은염 및 치주질환 K05, 2015~2025)
2. World Health Organization, Global Oral Health Status Report (2022)
3. Papapanou PN, et al. Periodontitis: Consensus report of Workgroup 2 of the 2017 World Workshop on the Classification of Periodontal and Peri-implant Diseases. J Periodontol / J Clin Periodontol (2018)
4. Tomar SL, Asma S. Smoking-attributable periodontitis in the United States: findings from NHANES III. J Periodontol (2000)
5. Simpson TC, et al. Treatment of periodontitis for glycaemic control in people with diabetes mellitus. 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6. 대한치주과학회, 잇몸의 날 대국민 홍보자료 및 치주질환 관련 발표자료
잇몸에서 보내는 신호, 미루지 마세요
뉴욕치과는 치주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단계별 치주 치료, 그리고 치료 후 유지관리 시스템으로 여러분의 자연치아를 지킵니다.
본 콘텐츠는 의료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상태에 따른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료진과의 상담이 필요합니다.